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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함에 대해

요즘(사실 이제야 라는 말이 더 잘어울립니다만) **님 덕분에 AI 를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연말을 맞아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다가, AI 에서 시작한 생각이 (AI의 도움을 받아) 정리가 되어 이번주, 올해 마무리 겸 노트를 남깁니다.
창업 이후 한 일들을 돌아보면, 가장 크게 아쉬움이 남는 건 실행에 어느정도 주저함이 섞여 있었다는 것입니다. 데이센즈를 실행할 때는 문제의식을 저 혼자만 피상적으로 느끼고, 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자동화, AI 라는 주제로 같이 알아가는 지금이 참 좋습니다만, 그러면서도 마음 속에 약간의 주저함은 있었어요. AI 를 잘 몰라서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고, (AI 를 잘 모르니) 별 거 아닌 걸로 치부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해요.
AI 를 조금씩 알게 되고, 발전속도도 지켜보면서 또 다른 종류의 주저함(걱정?)이 생기고 있다는 것을 오늘 알았습니다. AI 의 세계는 정말, 현기증이 날만한 속도로 변하더라구요. 그 속도를 조금씩 이해할 수록, 일종의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변화의 끝단에 서있다보니, 발 아래 땅이 계속 흔들리는 느낌이었어요. '어차피 금방 또 바뀔텐데', 'AI가 결국에는 다 할텐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뭐랄까요. 흔히들 말하는 닥치고 돌격하는 에너지를 잘 못냈습니다.
고개를 좀 돌려서 다른쪽을 봐야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최첨단 기술과 현실 사이에는 언제나 아주 커다란 갭이 있습니다. 끝단에 서서 불안해 보이는 많은 것들과 달리, 오히려 대부분 현실의 삶은 다른쪽에서 단단히 존재하는 것 같아요. AI 가 모든 것들을 대체할 거라고는 하지만, 누군가는 문서 작성하느라, 엑셀에 복붙하느라 퇴근을 못하고 있습니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은 널려있어요.
그렇다고 아무 문제나 풀자거나, AI 발전의 존재를 무시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수도 없구요. 오히려 AI 를 이용해서 어느 때보다 적은 비용으로 현실의 문제를 풀 수 있는 현재를 잘 이용해야 합니다. 가능한 오랫동안 기술적 우위를 활용할 수 있는 문제(혹은 풀이의 형태)를 골라야 합니다.
현재 기준으로 우리가 가진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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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없이 썼습니다만, 내년이 아니라 남은 올해의 하루하루는 더 악착같이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다짐의 글입니다. 스스로의 부족함에 답답해서 오히려 뭔가를 안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혹시 그래보이거든, 뭐라고 따끔하게 한마디 해주세요. 같이 잘 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는 커다란 행운을 만났는데, 이 기회를 1초라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