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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적자

시간도, 돈도, 생각 정리도, 모두 생산하는 것이 소비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들이다. 너무 오랫동안 모든 것을 소비하기만 하면서 살았다. 글다운 글을 적어본 것이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1년에 한번씩 쓰는 게 블로그인가(블로그 맞음).
현이 키운다는 핑계로 몇년 동안 기록을 게을리 했다. 이제 현이는 어느 정도 커서 말대답도 잘하고 말대꾸도 잘하고, 말 안듣기도 잘하고 뭐 암튼 잘한다. 그러니 나도 내 할일을 잘해야 한다.
기억에 남는 최근에 소비한 것들
힐빌리의 노래: 어린 시절 생각이 많이 났다.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인생의 초반부가 인생의 끝까지 아주 깊고 진한 영향을 남긴다는 것이 신경쓰인다. 현이에게 어떤 초반부를 만들어주고 싶은 걸까?
화교가 없는 나라: 한국의 화교에 대한 역사개론서(?) 같은 느낌이다. 왜 담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카트에 아주 오랫동안 담겨 있어서. 없애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다. 다행히 짧아서 이번주면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데이비드 애튼버러: 바다 (디즈니플러스): 현이에게 블루이 보여주려고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했다. 구독한 김에 검색해서 본 다큐멘터리. ‘아 다큐멘터리 그 목소리’ 할 때 그 목소리가 데이비드 애튼버러구나 알았다. 뭐랄까. 깔끔하지도,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매력있는 목소리다. 자연 다큐멘터리랑 잘 어울리는 그런 목소리. 바다의 생명력에 대해 다시 한번 감탄했다. 나는 바다가 참 좋다.
곧 소비할 예정인 것들
피를 마시는 새: 이거 다 읽고 리디 셀렉트 끊어야지.
도쿄크래프트 윙포트: 그런게 있다. 사고 싶다. TPU, 그라운드 시트, 폴대 다 포함해서 말하는 거임.
내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어렵다. 기록을 하지 않을수록 그렇다. 타자화해서 바라보고 기록하지 않으면, 그 수많은 모순들과 불합리함, 거짓은 금방 기억속에서 사라진다. 그래야 편히 살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왜 굳이 힘과 공을 들여가며 불편하게 살아야 하냐라고 묻는다면… 안 그러는 걸 추천한다. 나는 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고, 동시에 나에 대한 믿음이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불편함을 안고, 조금 더 나아지고 싶은 욕심이 가득한 사람이라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