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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마스다의 자기애가 싫으면서도 귀여운, 그런 책이었다.
나이든 아저씨의 자기애 가득한 이야기는 꼴보기 싫은게 보통이지만, 마스다에게는 귀여움이 있다. 귀여움에 더해, 마스다에게는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바라보고, 그 방식으로 꾸준히 그리고 잘, 살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 사는게 다 그렇고 그런거지라는 이야기를 싫어한다. 염세적이고, 꿈이 느껴지지 않는, 숫자와 최적화와 리스크 관리라는 말들 밖에 없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동시에 세상 사는게 다 그렇고 그런건 아닐까라는 의심을 지우기가 너무나 어렵다. 책임지고 싶은 가족이 생기고, 돈이 돌아가는 모습이 조금씩 보이고, 사람들의 욕심을 조금씩 이해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책임감, 불안감이나 크지 않은 욕심들이 삶을 조금씩 뒤흔들 때 그 흔들림에 한두번씩 몸을 맡기다보면, 어느새 ‘세상 사는게 다 그렇고 그런거지’에 도달한다. 늦게 도착하면, 앞서 헤맸던 시간들이 더욱 아깝게 느껴지기 때문인지, 더욱 가열차게 ‘그렇고 그렇다’를 설파하는 경우도 많다. 나쁜 이야기도 아니고 틀린 이야기도 아닌데, 듣자하면 모두가 한숨을 내쉬면서 그래도 힘내보자는 억지 응원으로 끝나는 그런 이야기.
CCC 가 어떤 회사인지, 츠타야가 어떤 가맹점인지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나로서는 잘 와닿지 않았다. 사실 별로 상관 없다. 마스다의 삶의 방식이 마음에 들었으니까 말이다. 멋진 삶을 사는 방법은 크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잘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고, 끊임없이 배우며, 일관된 태도로 사는 것인데, 실제로 멋진 삶을 사는 사람의 비율을 생각해보면 그 실행은 불가능에 가까운 가 보다.
책에 나온 마스다의 나이와 지금의 내 나이가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내가 마스다의 나이일 때, 나 역시 귀여움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