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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al, 치아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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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Published
2019/09/21
지난 주 월요일, 치아 교정을 시작했다. 고르지 못한 치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가장 오래된 기억은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에 들어갈 즈음이다. 근 20년을 고민했던 것 치고 결정은 아주 잠깐이었다. 좋은 분께 치과를 소개 받고, 상담을 예약하고, 한시간 정도 이리 저리 사진을 찍고, 상태와 치료 방법에 대해 듣고, 아내와 전화통화를 하고, 하겠노라고 했다. 그리고 그날로 교정기를 장착하고 집에 돌아왔다.
교정기에 적응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좀 필요했다. 먹는 것도, 양치하는 것도 아직 어색하다. 평소보다 컨디션도 조금 떨어지고, 잠도 조금 늘었다. 오늘에야 조금 편해진 느낌이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랜 시간 걱정하고 고민했던 것에 비하면 큰 일이 아니었다. 아픔에도, 불편에도, 사람은 적응한다. 고민하던 때와 달라진 가장 큰 점은 불편해졌다는 것이 아니라, 이제 하루 하루 치열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엘리 골드렛, 제프 콕스의 '더 골'을 읽었다. 30년도 더 된 책이지만, 오래 살아남은 책들이 보통 그렇듯이, 메시지가 명확하다.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은 이렇다. 목표를 올바로 세우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지 매순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해결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목표가 없거나, 잘못된 목표를 따라가거나, 목표와 상관없는 행동들로 삶을 열심히, 힘들게 낭비하고 있다.
문득, 내 인생이 흘러가는 것을 한걸음 떨어져서 방관자처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누가 나서서 이렇게 좀 해줬으면 좋겠다', '이것만 되면 이렇게 안 산다'. 그러면서도 정작, 생겼으면 하는 그 일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바쁘다는 이유로, 어렵다는 핑계로. 다시, 그러면서도, 목표와 관계없는 새로운 일들로 시간을 채우고, 뒤를 돌아보며 같은 소망으로 후회를 대신한다.
원하는 것을 얻는 법이나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법에는 공통점이 있다. 주체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방향으로 매일을 살아가라는 것이다. '치열이 좋았으면'이라고 소망만 했던 지난 20년 보다, 교정기의 불편함과 어렵지 않은 싸움을 했던 지난 일주일이 내 인생에 더 큰 도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