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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점진적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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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Published
2019/11/17
근황 업데이트. 턱교정수술, 그러니까 흔히 양악수술이라고 하는 수술을 한 지 어느덧 3주가 됐다. 그 동안 업데이트가 없었던 핑계라면 핑계다. 3주 동안의 일을 간단하게 기록하고 생각을 남겨야겠다.
마취부터 수술이 끝날 때까지는 기억이 없다. 수술 당일과 그 다음날 아침까지는 전신 마취 후유증(?)으로 메스꺼웠고, 이 때가 가장 힘들었다. 수술 다음날부터 두유, 뉴케어 등을 먹을 수 있게 되면서 죽진 않겠구나 했다. 2주차까지 먹을 수 있는게 액체류밖에 없어서 살이 급격하게 빠졌다. 한번은 밤에 자다가 불편한 느낌에 침대에서 일어났다가 기립성 저혈압으로 몇초 기절했었다. 2주가 지나고, 식사때마다 악간 고정을 풀고 죽, 카스테라 등을 먹기 시작했다. 뭔가를 먹기 시작하니 회복도 빨라지는 느낌이다. 풍선같던 얼굴이 조금씩 형태를 찾아가고 있다.
몇가지를 생각하게 됐다.
1.
잘 먹고 건강해야 한다. 회복하는 동안 책이나 읽고 공부나 할까 싶었는데 웬걸, 먹질 못하니 기운도 없고 기운이 없으니 글도 눈에 안들어오더라. 너무나 당연하게도 인간은 움직이고 생각할 힘이 있어야 그렇게 할 수 있다. 더 잘자고 잘 먹고 더 많이 운동해야겠다.
2.
아무 것도 하지 않(못하)고 시간 죽이는 건 정말 재미없다.
3.
점진적 개선이 중요하다. 지난 3주를 되돌아보면 점진적으로 몸이 나아짐을 느낄 수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나아질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첫날은 죽을 것 같았지만 다음날은 피주머니를 빼고 다다음날은 유동식을 먹고 또 그 다음날은 집에 와서 샤워를 했다. 그 다음주가 조금 힘들었지만 일주일만 버티면 죽을 먹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잘 버텨낼 수 있었다. 죽을 먹기 시작하면서 체력과 회복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3주차는 더욱 쉬이 지나갔다.
무슨 말이냐면, 현재 상황 그 자체보다는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라는 사실이 삶을 더 살만하게 했다는 뜻이다. 회복 프로그램이 일부러 그렇게 짜여진 건지 궁금할 정도로, 1주일이라는 버틸만한 기간마다 점진적으로 삶이 개선되니 절대치로는 답답하고 부족한 시간들이 괜찮게 느껴졌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나 상황일일수록(예를 들면 인생이나 스타트업) 작은 성공 경험들을 쌓아야 한다.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상황의 어려움에 상관없이 삶은 살만해진다. 수술 후의 회복과는 달리, 어떠한 상황의 점진적 개선을 내가 주도할 수 있다면 살만해지는 걸 넘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삶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면서 지치지 않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조직에도 점진적인 개선을 만들어 모두가 지치지 않고 행복하게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이끌어 보고 싶다.